거창읍 대평리 이장 선임 갈등 정면충돌, "폭언·협박은 민원권 아니다" vs "군민을 폭도로 몰아"…

  • 등록 2026.03.10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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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의 ‘무관용’ 선언과 “거창군민을 향한 도전행위”라며 강하게 반발

 

 

[경남도민뉴스=백형찬 기자] 거창군 김현미 부군수 3월 10일 오전11시 군청 브리핑룸에서 거창읍 대평리 이장 임명 과정에서 벌어진 집단 항의를 두고 “폭언과 협박은 결코 민원인의 권리가 될 수 없다”며 강경 대응을 선언하자, 해당 마을 이장 당선인과 주민들이 “군민을 폭도로 모는 폭거”라며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대평리 이장 선임 문제였다. 군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대평리 마을 개발위원회가 신임 이장 후보를 추천했지만, 거창읍은 “마을 규약상 명백한 결격사유가 있다”고 보고 임명을 보류했다. 문제의 조항은 마을 규약 제25조 이장 피선거권 규정이다.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 받고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이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읍은 고문변호사 등 전문가에게 “수차례 자문”을 구한 끝에, 해당 후보를 임명할 경우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2월 24일 추천서를 공식 반려했다. 군은 이번 사태를 “마을 이장임명을 강요하기 위해 공무원을 위협한 중대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갈등은 3월 6일 폭발했다. 군 설명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이장 후보와 일부 주민 등 20여 명이 거창읍 행정복지센터를 집단 방문해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참석자 중 한 명이 야구방망이를 손에 들고 읍장실로 들어가 “오늘 살인하러 왔다”고 말하며 공무원을 위협했다는 게 군의 주장이다. 군은 회의장에서도 “오늘 살인하러 왔다”, “목숨이 두 개냐?”, “임명 안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등 살해 협박성 발언이 반복됐다고 밝혔다. 김현미 부군수는 긴급 브리핑에서 “폭언과 협박은 결코 민원인의 권리가 될 수 없으며, 이는 행정질서를 파괴하는 명백한 범죄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이장 당선인 백영도 씨와 대평리 마을회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백 당선인은 당일 오후 2시 군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부군수 기자회견 직후 반박 성명을 내고, 군의 발표를 “거창군민을 향한 도전행위로 규정하고 대평리 마을회는 이 행위에 대하여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군민의 민원제기 과정에서 발생한 소란을 폭도로 규정하고 법적대응을 강구 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며, 그 자체가 폭거다”라고 맞섰다.

군이 문제 삼은 ‘야구방망이 소지’에 대해서도 해명이 나왔다. 백 당선인은 성명에서 “야구방망이 소지한 채 거창읍 행정복지센터 방문한 건에 대해서는 주민이 지팡이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읍장 회의실 출입 시 소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법의 위반에 대한 처벌은 감수 하며, 민원 내용의 진실을 밝혀 그 사유에 대한 조치는 강구치 않고 그 대상자들을 향해 공권력을 활용한 협박 및 공갈로 민원인의 입을 틀어막는 이런 행위가 과연 정당한 행위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군이 폭력성만 부각해 민원 본질을 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평리 주민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을 행정에 대한 불신과 갈등 누적에서 찾는다. 마을회는 “대평리 이장 임명에 대하여 약 2개월 동안 민원을 제기하고 읍장이 수차례 임명하겠다고 주민과의 약속도 했다. 하지만 읍장은 그때마다 거짓말로 주민을 현혹하고 속여 왔다”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 대평리에서 읍장의 부당한 행정처리에 대하여 군민신문고 및 공문으로 수차례 답변을 요구했으나 그 답변 자체마저 도저히 납득할 수 있는 답변으로 주민의 분괴를 사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행정의 설명 책임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마을 내부 갈등에 행정이 개입해 분열을 키웠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성명은 “마을일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편파적인 시각으로 일방의 편을 들어 마을을 어지럽게 하여 왔다”고 주장했다. 전·현직 이장 측의 갈등 속에서 행정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일방의 편”을 들었다는 것이다.


백 당선인은 군청의 긴급 브리핑 자체가 이러한 문제 제기를 덮기 위한 시도라고 의심한다. 그는 “이런 사실들을 덮으려 그 빌미를 잡아 기자회견을 하고 군민의 민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신을 위하여 행정을 이용하고 어민 목적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군이 ‘폭력 사태’와 ‘법적 대응’만을 강조해, 이장 임명 논란과  행정 편파성 논란은 뒷전으로 밀어놓고 있다는 인식이다.

군의 입장은 정반대다. 거창군은 이번 사건을 “공직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행정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 행위”로 규정하며, “법적·행정적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는 무관용 원칙”을 선언했다. 군 관계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행정 처분에 대한 이견은 소통과 법적 절차로 해결해야 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상식과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김현미 부군수도 “공무원의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는 일이 곧 거창군의 행정을 바로 세우는 길”이라며 “앞으로 공직자 협박, 모욕 등에 대해 더욱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마을 이장 선출을 넘어,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간 신뢰, 공권력 행사 방식, 민원인의 표현과 행동의 한계를 둘러싼 문제를 한꺼번에 드러냈다. 거창군이 “폭언과 협박은 결코 민원인의 권리가 될 수 없다”며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만큼, 향후 수사와 소송을 통한 사실관계 규명과 책임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대평리 마을회는  “군민의 민원제기 과정에서 발생한 소란을 폭도로 규정하고 법적대응을 강구 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며, 그 자체가 폭거다”라고 맞서며 조직적 대응을 예고한 만큼, 거창군과 마을 간 갈등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백형찬 기자 gc981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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