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뉴스=백형찬 기자] 시민단체 ‘함께하는 거창’이 2026년 상반기 거창군의회 회의록 전수 분석을 바탕으로 한 군의원 의정활동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회의록에 기록된 발언을 AI로 정량·정성 분석해 의원별 활동을 비교한 이번 평가는 군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지방의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이 단체는 2021년 상반기부터 같은 기준과 방식으로 정기 평가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평가는 2026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열린 제291~292회 거창군의회 회의록을 대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 속 의원별 발언을 전수 검토한 뒤 AI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치화했다.
■ 종합순위 1위 김홍섭…“예산·사업 전 과정 따졌다”
종합평가 상위 5위는 1위 김홍섭 의원, 2위 신미정 의원, 3위 표주숙 의원, 4위 김향란 의원, 5위 박수자 의원으로 나타났다.
김홍섭 의원은 발언 409건, 발언 총량 123KB, 가치발언 74문장, 대군수지적 78문장 등 주요 정량지표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다. 단체는 “예산과 사업 규모만이 아니라 추진 과정, 운영·관리, 사업 이후 효과까지 짚어 묻는 질의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청년정책, 농업, 도시재생, 교통, 환경,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 사업을 대상으로 한 질의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2위 신미정 의원은 발언 155건, 가치발언 36문장, 가치발언 비율 89.13%, 대군수지적 28문장을 기록했다. 예산·사업계획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효과성과 운영방식,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점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서덕들’ 보전과 지원에 관한 연구 결과를 조례 제정, 시범사업, 정책 추진으로 연결하려는 제안이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됐다.
3위 표주숙 의원, 4위 김향란 의원, 5위 박수자 의원도 각자의 관심 분야에서 정책 제안과 집행부에 대한 질의를 꾸준히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함께하는 거창’은 “상위권 의원들의 활동은 단순히 발언량이 많다는 차원을 넘어, 구체적인 사업과 예산을 대상으로 문제를 확인하고 개선 방향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항목별 ‘강점’ 뚜렷…“발언량만으로는 평가 못 해”
세부 항목별로는 의원마다 다른 강점이 드러났다.
조례 대표발의는 김향란·김홍섭·표주숙 의원이 각 2건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5분 발언 역시 세 의원이 각 2건으로 가장 많았다. 발언 건수(409건), 발언 총량(123KB), 가치발언 문장수(74문장), 대군수지적 문장수(78문장)에서는 김홍섭 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가치발언 비율(KB 기준)은 신미정 의원이 89.13%로 가장 높았고, 대군수지적 비율(KB 기준)은 이홍희 의원이 78.80%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특정 의원이 전체 발언량은 많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문제 제기와 정책 제안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음을 보여준다.
단체는 “의원마다 의정활동의 양과 방식, 집중하는 정책 분야가 다르다”며 “발언량 하나로 전체 활동을 재단하기보다 정책 제안, 행정 견제, 조례 제정, 5분 발언 등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석은 공개하되 점수화 배제…“기회 차이 감안”
이번 평가에서 출석 현황은 별도로 공개됐지만, 종합순위 산정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2026년 상반기에는 상임위원회별 회의 개최 횟수가 다르고, 의장은 상임위에 소속되지 않는 등 의원별로 회의 참석 기회에 구조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함께하는 거창’은 “출석을 중요하지 않게 본 것이 아니라, 의원마다 주어진 출석 기회가 동일하지 않은 상황에서 점수화할 경우 오히려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출석은 성실성과 책임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출석 현황 자체는 평가자료에 포함했다.
■ “좋은 의정활동은 질문에서 끝나지 않는다”
단체가 이번 분석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은 예산과 사업을 ‘단순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한 발언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홍섭 의원은 사업 예산 규모뿐 아니라 운영비, 유지관리비, 사업 이후 성과까지 확인하는 질의를 이어갔고,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개별 사업을 구체적으로 따져 물었다. 신미정 의원은 사업의 활용도와 효과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서덕들 보전 문제를 주민 참여, 조례 제정, 시범사업 등으로 연결하려는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함께하는 거창’은 “좋은 의정활동은 질문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고 대안을 제시하며 집행부가 실제로 개선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번 평가가 군의원들에게 단순한 순위 경쟁이 아니라 ‘어떤 의정활동이 군민에게 필요한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평가의 한계도 명시…“회의록 밖 활동은 포함 안 돼”
이번 평가는 거창군의회 공식 회의록에 기록된 활동만을 대상으로 했다. 이에 따라 주민 민원 해결, 현장 방문, 지역 행사 참여, 언론 인터뷰 등 회의록에 남지 않는 비공식 활동은 평가에서 제외됐다.
또한 의원의 직책, 소속 상임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 차이를 완전히 보정한 평가는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단체는 “이번 결과가 의원의 모든 의정활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공식 기록을 바탕으로 한 하나의 참고자료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분석에 대해서도 “의원별 회의록 데이터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석·정리한 것으로, AI 결과 자체가 의정활동에 대한 절대적인 가치판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 신재화 의원 ‘피고발 1건’ 반영…“유·무죄 판단 아냐”
2026년 상반기에는 거창군의회가 신재화 의원의 이해충돌방지법 및 지방계약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의회 의결을 거쳐 의장 명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사건이 있었다. ‘함께하는 거창’은 이 사건을 평가 항목 중 ‘피고발 현황’에 1건으로 반영했다.
다만 이 단체는 “해당 사건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으로 사법적 판단이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고발 사실 자체를 객관적 참고자료로 기록한 것일 뿐, 유·무죄나 법적 책임을 판단하거나 단정하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6위 이하 ‘줄 세우기’는 안 한다
‘함께하는 거창’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종합순위는 상위 5위까지만 공식 발표했다. 6위 이하 의원들의 전체 평가자료와 항목별 수치는 공개하지만, 종합순위는 밝히지 않는다.
단체는 “평가의 목적이 특정 의원을 서열화하는 데 있지 않고, 군민에게 의정활동 정보를 제공해 의원들이 더 책임 있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 “목적은 순위가 아니라 더 나은 의정활동”
‘함께하는 거창’은 “이번 평가는 군의원들을 단순히 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회의록에 기록된 의정활동을 통해 군민이 의원들의 활동을 확인하고, 의원들도 스스로를 돌아보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군의원은 집행부의 사업을 단순히 듣고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라, 군민의 입장에서 예산과 사업의 필요성을 따지고 문제점을 찾아내며 더 나은 대안을 요구해야 한다”며 “이번 평가를 계기로 거창군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군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정책 중심 의정활동을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단체는 “상위권에 오른 의원들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의정활동을, 상대적으로 활동이 적게 나타난 의원들에게는 다음 평가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책활동과 집행부 견제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동일한 기준에 따른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 거창군의회의 변화와 발전을 군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