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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의 단식

‘단식’이라 쓰고 ‘정치쇼’라 읽는다

 

[경남도민뉴스] 지난달 3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거대 1당 대표의 단식을 두고 극명하게 엇갈리는 여론과 평가 사이에서 국정과 민생은 실종되고 정쟁과 국론분열만 난무한다. 이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면서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입장 천명 및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국정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단식이 시작되자 민주당 열성 지지층을 제외한 많은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 비난이 쏟아지는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수많은 의혹과 혐의로 사법리스크를 안고 검찰소환 조사를 받던 중에 시작한 단식이라 한 쪽은 명분없는 뜬금 단식이라 조롱하고 다른 한 쪽은 구국의 결단으로 응원을 보내는 모양새다.

 

건강을 위한 단식이 아닌 정치적 단식투쟁은 죽음을 무릅쓴 결기와 각오로 시작해야 그 진정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단식 행태는 뭔가 수상쩍고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았다. 단식 첫날부터 등장한 의문의 ‘텀블러’는 단식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했다. 생수병을 옆에 두고 텀블러에 든 뭔가를 마시는 행위는 석연찮았고 속이 보이지 않는 텀블러에 넣어서 먹어야 하는 뭔가를 국민들은 궁금해 했다.

 

또한 유례가 없는 출퇴근 단식은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무리는 아니다. 단식은 투쟁과 시위의 상징성인데 농성장에 10시에 출근 10시 퇴근하는 이상한 출퇴근 단식을 이어가니 웰빙단식, 황제단식이란 비아냥을 받기에 충분했다. 단식투쟁의 일반적 모양은 농성 텐트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키며 추위와 더위도 견디며 죽음을 불사하는 투쟁인데 이 대표의 단식은 지지층 결집과 검찰소환조사 대비용이라는 반대편 주장에 설득력을 주고 빌미를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당뇨 환자인 이 대표가 1주일 이상 곡기를 끊었는데도 너무도 멀쩡했고 지극히 정상적인 당무 수행과 활동을 한 것을 두고 지지자들은 ‘초인적인 의지’로 미화하지만 당뇨인 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위험한 도박이다. 정상인의 단식 이라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 자동으로 지방조직을 분해해 혈당보충이 되지만 당뇨 환자는 혈당보충이 이뤄지지 않아 인슐린제 등으로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저혈당 쇼크는 무기력과 발한 수전증, 불안감, 졸림, 경련, 발작, 두통, 의식저하 등 다양한 형태를 동반하는 위험 신호다. 애초부터 당뇨 환자인 이 대표의 단식은 지극히 무리이자 위험한 시도인데도 정치적 단식으로 국민을 속이고 검찰소환조사를 흥정하는 모양새는 ‘언행불일치’의 1당 대표 민낯이다. 검찰의 조사와 소환이 다소 무리가 있다해도 스스로의 약속대로 당당히 대처하며 피하지 않는 의연함을 국민들은 원하며 법과 원칙에는 예외가 없고 정치인과 저명인은 더욱 법을 지키며 특권과 반칙없는 공정을 기대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대로 검찰의 무도함과 조작이 사실이라면 법정에서 진실을 다투고 판단을 받으면 될 것을 식당 예약하듯 검찰소환조사를 멋대로 정하고 통보하는 행위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풍경이다. 사법기관에서 오라는 날은 온갖 핑계로 거부하고 예약이 불발되면 성토하고 시위하고 탄압이라 떼쓰는 이 대표의 길거리 선동정치는 열성지지자들에겐 박수 받지만 분명 편가르기 정치다.

 

단식 8일을 넘기면서 드러눕고 덥수룩한 수염에 초췌한 모습으로 검찰조사를 받는 모습은 지지자들을 결속시키고 탄압과 억압받는 투사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검찰출석 일자를 공개해 지지자를 모으고 동조단식하는 의원들과 당직자들 명단관리를 지시하는가 하면 명분없는 단식을 합리화 하고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강경발언과 투쟁을 선도하고 있다. 단식 후반부에 검찰조사를 받겠다고 우기는 속내는 자진출석 모양만 갖추고 서면진술서로 가름한다며 방어권을 가장한 진술거부로 맞서는 꼼수와 건강상 이유를 핑계거리로 삼고 있다. 단식을 시작하면서 예견된 수순이 대정부투쟁 슬로건을 내걸고 동조단식을 이끌어내고 지지자들의 응원과 격려, 결속, 정치적 주도권 잡기와 국면전환, 병원 입원, 언론플레이 등으로 이미 알려졌다. 지난 9일 5번째 검찰출석으로 단식 열흘을 넘겼다. 여러차례 검찰과 조사 시기를 놓고 줄다리기한 끝에 기력이 쇠진한 단식 10일차에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하고 지지자들의 눈물 환송과 응원을 받으며 요란스럽게 출석했다.

 

이 대표측은 제1야당 대표를 대하는 검찰의 무도함과 강압수사가 독재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폭거이자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단식과 검찰조사를 정치이벤트에 적절히 활용하는 모습이다. 국가 의전서열 5위의 당 대표를 예우하지 않고 탄압한다고 항변하고 검찰에서의 진술거부는 정당한 권리인 묵비권 행사이자 방어전략으로 포장하고 있다. 검찰조사에 당당히 임하겠다고 공언하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입만 열면 약속했지만 검찰소환에는 이런저런 핑계로 회피하며 식당 음식메뉴 고르듯 입맛에 맞는 날짜를 고집해 왔다.

 

이 대표의 이같은 행태는 정당한 방어권도 권리도 아닌 특혜와 특권이자 정치쇼에 불과하고 지지층을 향한 보여주기식 이벤트이자 투쟁을 가장한 ‘인질 협박극’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죽음을 각오한 23일간의 단식에서 내건, 민주화투쟁으로 구속된 인사 석방과 언론자유보장, 직선제개헌, 반민주악법폐지 등의 요구조건처럼 국민적 공감과 명분 정도는 있어야 하고 가택연금 속에서 목숨을 건 YS의 결기는 민주화진영을 하나로 뭉치게 해 군정 종식과 문민정부 탄생의 씨앗이 됐다. 이 외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의 단식은 세월호특별법 통과와 드루킹 특검 성과 등을 이끈 나름 명분있다고 평가된다.

 

이 대표의 단식투쟁, 진성성도 없고 죽음까지도 각오한 결기는 더더욱 안보이는 보여주기식 정치쇼로 조롱과 야유를 받는만큼 멈춰야 옳다. ‘쇼’는 관객이 호응할 때만 흥행한다. 국민공감 못 얻는 단식, 그래서 ‘정치쇼’다.

<민호현 거창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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