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 주민들의 친목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천연기념물 제491호 문암송(文岩松) 대제가 지난 7일 문암송 앞 문암정에서 거행됐다.
축지리 대축마을 아미산 중턱의 커다란 바위를 뚫고 자라는 문암송은 마치 큰 바위에 걸터앉아 드넓은 악양 들녘을 내려다보고 있는 기이한 형상의 소나무로, 수령 600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로부터 이곳에서는 문인들이 시회(詩會)를 열거나 마을주민들이 씨름판을 열기도 했으며, 정월 대보름에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당산나무 역할을 했다.
문암송 대제의 연원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지만 1920년 대홍수 때 아미산에 산사태가 일어났는데 당시 문암송이 대축마을 주민들의 피해를 막아줘 대제에 더욱 많은 주민이 참석했다고 전해져 이미 100여년 전부터 전승돼 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마을주민들의 모임인 문암계가 있어 2년에 한 번씩 회장을 비롯한 임원을 선출하고, 덕망 있는 분을 추천받아 헌관으로 모시고 매년 백중 날(음력 7월 보름) 유교식 제례를 지냈으나 2014년부터 양력 5월 7일자로 날짜를 바꿔 진행하고 있다.
이날 제례는 문암송보존회(회장 손형수) 주관으로 보존회원·마을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망요례 순으로 진행됐다.
제례의식 후에는 참석자들이 자녀들과 함께 잔을 올리고 절을 하는 기회가 주어졌으며, 이어 문암계 총회 후 모든 참석자가 음식을 나눠 먹으며 마을의 안녕과 화합을 다졌다.
손형수 회장은 “오랜 전통을 가진 문암송 제례를 통해 마을주민들의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문암송 대제는 8일 어버이날에 앞서 거행됨으로써 자연유산 민속행사 전승과 함께 경노효친사상을 실현하는 뜻깊은 행사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