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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학교 정현영 교수팀, 초고속 충전·장수명 실리콘 전극 개발

양자 실리콘 다공성 전극(QSPE) 기술 개발…ESS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경남도민뉴스=구인애 기자] 초고속 충전·장수명 실현한 실리콘 전극 개발…한국 배터리 산업 돌파구 될까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 배터리의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배터리 수명을 대폭 연장할 수 있는 양자 실리콘 다공성 전극(QSPE, Quantum Silicon Porous Electrode)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실리콘 전극의 단점인 부피 팽창 문제를 해결하고, 리튬 덴드라이트 성장을 억제해 고용량,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인터배터리 2025(InterBattery 2025)’에서 주목받을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맞물려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연구는 경상국립대학교 공과대학 에너지공학과 및 대학원 에너지시스템공학과 정현영 교수와 박치훈 교수 공동연구진이 수행했으며, 화학공학 분야 상위 3.1%의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QSPE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가 1.7C의 충전 속도에서 2600회 충·방전 후에도 2550mAh/g 용량을 유지하고, 82.5C의 초고속 충전에서도 5만 5000회 충·방전 동안 거의 100%의 쿨롱 효율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실리콘 전극의 한계를 극복한 QSPE 기술

 

실리콘은 이론적으로 현재 상용화된 흑연보다 10배 이상의 높은 에너지 저장 용량을 제공할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은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400%까지 팽창하는 특성이 있어 전극 구조가 쉽게 손상되고, 배터리 수명이 급격히 줄어드는 한계를 지녀왔다.

 

연구진이 개발한 QSPE 기술은 양자 크기의 실리콘 산화물(SiOx)을 다공성 탄소 프레임워크와 결합해 부피 팽창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는 배터리 성능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실리콘 산화물(LixSiOy) 형성이 오히려 리튬 덴드라이트 성장을 억제하고 균일한 리튬 도금을 유도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기차·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혁신 기대

 

QSPE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전기차 충전 시간 단축과 배터리 수명 연장이라는 두 가지 핵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는 완전 충전까지 30분에서 1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QSPE 기술이 적용되면 5분 이내 충전이 가능해진다.

 

이는 전기차 충전소의 대기 시간을 대폭 줄이고, 내연기관 차량과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배터리 수명 연장 효과도 기대된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는 보통 1500~2000회 충·방전 후 성능이 저하되지만, QSPE 기술을 적용하면 배터리 수명을 2~3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 유지보수 비용이 절감되고, 배터리 폐기물 문제도 줄어들어 친환경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ESS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태양광·풍력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전력 생산이 일정하지 않아 대용량 배터리를 통한 저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는 충·방전 내구성이 부족해 ESS의 상용화가 제한적이었다.

 

QSPE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는 장기간 안정적인 에너지 저장이 가능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배터리 산업의 돌파구 될까

 

현재 한국의 배터리 산업은 중국과의 원가 경쟁 심화, 유럽·미국의 자국 배터리 산업 보호 정책, 기술 패러다임 변화라는 세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국 CATL과 BYD는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세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은 배터리 공급망을 자국 내로 끌어들이려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고성능·고부가가치 기술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QSPE 기술은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고성능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존 실리콘 전극의 단점을 극복한 이 기술은 고용량·초고속 충전·장수명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어 전기차, ESS뿐만 아니라 항공·우주·방산 등 특수 배터리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다만, 연구 단계에서 검증된 성능이 상용화 과정에서도 그대로 구현될지는 지속적인 개발과 실증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또한, 배터리 생산 비용, 안정성, 시장성과 같은 요소들이 함께 검토되어야 실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QSPE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기존 고객사뿐만 아니라 신흥 전기차 제조사들과도 협력할 기회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함께 제조 기술, 공급망 전략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현영 교수는 “QSPE 기술은 실리콘 기반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며 “QSPE 기술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산업과 접목될지, 그리고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앞으로의 연구개발과 산업계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교육부의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최신호에 ‘양자 실리콘 다공성 전극의 리튬 증착을 통한 고용량, 초고속 충전 배터리(Quantum silicon porous electrodes for stable lithium plating in high-capacity, ultrafast-charging batteri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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