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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이논 벼 수확 체험 행사를 하면서


 

 

[경남도민뉴스] 풍요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웬지 여유롭고 낭만스럽게 느껴지는 가을의 수식어이다.

 

그러나 산골 오지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나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벼수확이 한창인 다랭이논에서 벼베기와 타작에 일손을 거들어야 하는 수고로이 같이 낭만적인 가을의 수식어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었다.

 

어린시설 온가족이 함께 다랑이 논으로 출동하여 낫으로 벼를 베고, 벼를 세우고, 볏단을 이고 지고 아슬아슬한 논두렁을 타고 산비탈 오솔길을 지나 마당에 모아 타작을 해서 비로소 방앗간에 가서 쌀을 찧었다.

 

그야말로 아흔아홉번의 손을 거쳐 밥상 위에 올라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다랭이논에서 나온 쌀이 진짜 무공해·친환경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논물은 오염원이 없는 청정한 계곡수를 끌어 쓰고, 기계를 사용하지 않으니 기름 노출 걱정도 전혀 없으며, 귀하고 비싼 농약은 사용할 일조차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지금 이런 다랑이논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된 쌀을 판다면 얼마를 받아야 할까? 아흔아홉번 농부의 정성이 담긴 쌀은 얼마나 큰 값을 받을 수 있을까?

 

우리 함양군에서는 지리산 아래 ‘마천 도마마을 다랑이논 복원’을 위해 올봄 전통방식으로 모내기를 하고 몇일전 전통방식 벼베기 체험 행사를 실시하였다.

 

농촌의 고령화와 경제 논리에 밀려 휴경과 타작물 재배로 인해 점차 황금들판의 풍경이 사라져 가는 요즘 다랑이논 한가득 벼가 누르게 익어가는 가을의 풍경이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다운 장관인지 이제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벼 수확에 참여한 도시민 체험자들 역시 층층이 쌓인 다랑이논 한가득 황금 물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10월의 따스한 햇살 속에서 수확의 기쁨을 맛보았다.

 

모내기와 벼베기는 나에게는 힘든 노동에 불과한 것이었으나 다들 행복한 얼굴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함양군이 2023년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다랑이논 사업을 추진한다면 더 넓은 면적에 더 많은 체험객이 참여하여 아름다운 옛 추억을 되새기며, 우리의 전통농업인 다랑이논도 완벽한 복원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오늘은 가을햇볕이 유난히 따갑다.

 

나는 얼마전부터 건강을 위해 타기 시작한 자전거로 그 시절 아버지가 바지게를 지고 걷던 다랭이논 산비탈 오솔길과 논두렁으로 라이딩을 한다.

 

다랭이논의 추억과 애환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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